불안정한 무언가에
또 마음을 세워
한순간의 기적을 되뇌이며
이유 없이 온 이곳에
또 발을 내디뎌
다시 무너질 수는 없을 테니
생의 어느 한 부분으로
나의 의미를 증언해
그게 곧 내가 되겠지
작은 불안함으로
나의 모든 걸 뒤덮고
결국 곧 내가 되었네
빛은 빠르게 꺼져가고
세상은 나로부터 저물어가
어디에도 영원함은 없어
차라리 돌아갈 걸 그랬나
너는 어느덧 사라지고
이곳엔 흔적만이 남아있어
우리를 그리워해
그 세상을 그리워해
태어나고 죽는 모든 게 그러하듯
지나온 시간에 무색하게
이상하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에
그저 잠시 머무른 신기루라 여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