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 어느 날, 어느 날일까요
이틀이 사흘인 일기에 적어 주세요
마주 앉아 말을 채우곤 했던 잔은
진한 샷을 채워
손길을 끊은 혼잣말이죠
빈 베란다에서 고드름을 보다
예보 속 눈 소식에 그냥 등을 돌려요
얼어붙은 수도는 언제쯤 녹을까
기대할 바에야 난 침을 삼키죠
딱지 아래의 상처는 아물 일 없죠
이젠 간지러워도 손대지 않아요
넘친 생각들은 파랗게 칠한 병에
담아 건네 주세요
그때 난 입술만 물게요
괜히 부는 바람이라 생각할래요
눕힌 다리미로 화장을 해줘요
빗물이 쏟아져도 뒷짐만 질게요
어색한 웃음에 빗방울이 번져도
난 그냥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