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못하는 건 잊어 버리고
알고 있기 힘이 든 건 지워 버리고
기쁘다고 애써
기억하려 하지 말고
슬프다고 잊기 위해 힘쓰지 말고
처음부터 몰랐다면
나는 깨끗한 사람
아는 것도 지워 버리면
다시 처음으로
바보라는 말씀조차 망각한다면
천재라는 단어조차
까먹어 버리면
그래 그래 그렇다면
그래 그래 이제부턴
나는 나는 자유인
환히 웃던 너의 얼굴
다 지워 버리고
이별하던 슬픈 얼굴
다 묻어 버리고
지나 버린 옛 사랑일랑
말할 필요 없지
흘러가는 시간만이 알고 있을 뿐
처음부터 몰랐다면
나는 깨끗한 사람
아는 것도 지워 버리면
다시 처음으로
내 늙어서 한 번쯤은
더듬어 보겠지
젊은 시절 사랑했던 그대 얼굴을
그러나 그러나 그때라도
그러나 그러나 잊었겠지
지금 내가 슬펐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