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창고정리를 하다가 펼쳐든
초록색앨범 거기엔 낯설게 느껴지는
나란 존재가 있기 이전 꿈이 많아 보이는
젊은 처녀와 총각의 사진이 한가득
끼워져 있었지 쉽게 눈치채지 못했던거야
늘 곁에 있다 보니 어느새 내가 자란만큼
그 분들이 변했다는 걸 그래 어느덧 주름이 느셨단 걸
아버지와 어머니도 청년과 아가씨였는데
내가 태어날걸 생각도 못해본 10대의
남학생과 여학생 이었을텐데
그 젊음과 바꿔 지금의 내가 있는건데
이제 그 삶 속의 유일한 희망이란
그저 내가 성공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 하지만
숱하게 안겨드린 실망
그런 생각에 눈물이 흘러나와
언제나 곁에 계신 줄만 알았었죠
마치 처음부터 내 그림자처럼
항상 날 지켜주고 있는 당신을
이젠 내가 지켜 눈 감는 날까지
아버지와 자주 놀았었던 어린 시절
테니스와 배드민턴 여름에 놀러 간 강과 바다
분명히 난 국민학교 일기장에 우리아빤 가정적이시다
라고 쓴게 기억나는데 난 아버지에게 거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어색해져
서로에게 한 마디도 건네질 않게 되버렸어
하나뿐인 나에게 거셨던 기대
그 기대를 박살내버린 채 어느덧 서른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젠 아버지가 원한 그 어떤 모습도 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런 말 듣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요
저도 하소연하듯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아요
성공의 증표대신 진실로 안타깝기만 한 이 노래밖에
저에겐 없네요
언제나 나를 생각하는 당신들을 나 역시 생각해요
언제나 나를 사랑하는 당신들을 나 역시 사랑해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보잘것없지만 이 노랠 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