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뜨거운 열기처럼
우리의 사랑도 그러했지
사막에 피는 아지랑이처럼
우리 마음도 이글거렸지
찬 바람 불어와 변하듯이
숨막히던 더위도 힘을 잃고
어느새 우리는 앙상하게 마른
초라해버린 겨울나무 같아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그대가 바란 것도 아닌데
우리가 밀어낸 것도 아닌데
내 이름 부르던 너의 눈에
두려움 잊은 채 빠져갔지
마치 오래전에 정해진 것처럼
서로의 날을 삼켜버렸지
시간이 지나고 흐르듯이
고동치던 가슴도 사라지고
곁에 기대봐도 애써 안아봐도
차가워 버린 겨울나무 같아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그대가 바란 것도 아닌데
우리가 밀어낸 것도 아닌데
영원을 다짐하며 붉게 타오르던 열정도
이렇게도 순간인 한낱 사랑이었나
미치듯 빠져들던 설명할 수 없던 폭풍도
한순간의 일탈인 그저 바람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