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가 없는 세상의 사람들은
약속을 할 때 이렇게 하지
내일 아침 해가 저기 저 언덕 위에 걸쳐지면
그때 만나자
혹시나 네가 조금 늦어도
시계를 보지 않아도 돼
혹시나 네가 오지 않아도
내일 또 기다릴 수 있어서
좋겠다
숫자가 없는 세상의 사람들은
사랑을 할 때 이렇게 하지
언제부터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너를 좋아한다고
혹시 내가 널 더 사랑해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오래오래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대할 수 있어서
좋겠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10분이 늦어 이별도 하지
시계도 숫자도 다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만나 사랑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