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 걸음을 재촉하자 또 다른 연못이 보였어요.
부레옥잠과 부들이 가득한 연못 사이로
하얀 오리 가족이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어요.
마음이는 너무나 좋아서 ‘아, 오리다!’하고 탄성을 질렀어요.
엄마·아빠 양손을 잡아 이끌어 서둘러 오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어요.
“엄마, 아빠 오리 가족이에요.”
“어머, 귀엽기도 하지. 오리 부부인가 봐요.”
“금슬이 아주 좋아 보이네.”
엄마·아빠도 한마디씩 거들었어요.
마음이는 궁금증이 생겨서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 금슬이 뭐예요?”
“금슬은 거문고와 비파를 말하지. 부부간의 사랑을 뜻하는 말이야.”
“아하, 그럼 엄마·아빠가 사이가 좋은 것도 금슬이 좋다고 하나요?”
“그럼.”
아빠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엄마 볼에 뽀뽀를 했어요.
마음이는 기분이 좋아져서 자신도 뽀뽀를 해달라고 뺨을 내밀었어요.
그러자 엄마·아빠는 양쪽에서 마음이 볼에 뽀뽀를 해주었어요.
이런 마음이를 오리 부부도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어요.
“마음아? 너희 가족도 정말 사이가 좋구나?”
“응. 오리야. 너희도 정말 사이가 좋아 보여. 서로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
오리 부부는 물속에서 자맥질하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대답했어요.
“응. 우리는 서로가 함께여서 너무 행복해.
나는 잠깐 먹이를 잡으러 다녀올게.”
말을 마치고는 수컷 오리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어요.
그러더니 잠시 후 돌아와서 암컷 오리 입안에 먹이를 먹여 주었어요.
“너무 부럽다. 오리 부부야.”
“정말 부러워 보이지? 오리는 예부터 부부의 사랑과 화목을 상징했단다.
그래서 남녀가 결혼하면 오리가 그려진 그림을 선물하기도 했어.
전통 혼례식에는 나무오리가 쓰이기도 하고.”
“오리 부부가 정말 다정해 보여요.
먹이를 주는 모습이 정말 애처가네요. 마치 당신 같아요.”
마음이는 다시 오리 부부에게 말을 건넸어요.
“너희는 이름이 뭐니? 나는 마음이라고 해.”
“우리는 오순이와 도순이야.
사육사 아저씨가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라고 지어줬어.”
“와, 이름 정말 멋지다. 정말 내가 봐도 오순도순 사이가 좋아 보여.”
“고마워. 너희 가족도 정말 행복해 보이는구나.”
마음이와 오리 부부는 계속해서 마음으로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나도 유치원에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어.”
“하하. 그럼 고백해 봐.”
“용기가 잘 나질 않아. 쑥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처럼 먹을 걸 주면서 이야기해 보는 거야.”
“뭘 주면 좋을까? 그럼 한 번 용기를 내볼게.
그런데 나 오리가 날아다니는 줄 처음 알았어.”
“오리도 날 수 있지. 오리도 새인걸.
나는 하늘을 날 때 정말 기분이 좋아. 자유로워지는 기분이야.”
오순이가 이야기를 했어요.
“난 남편이 먹이를 물어오면 정말 사랑받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
도순이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는 오순이와 도순이는 다시 자맥질을 했어요.
그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니깐 아빠가 설명을 해주었어요.
“마음아, 오리 부부가 자맥질을 하네.
자맥질은 물속에서 떴다 잠겼다 하는 것인데 수초와 먹이를 캐기 위해서란다.”
아빠의 설명에 마음이는 오리 부부가 왜 자꾸
물속에 잠겼다가 떴다 하는지 이해가 됐어요.
그러고는 오리 부부에게 찡긋 눈인사를 건넸어요.
“오순아, 도순아. 지금처럼 계속 행복하게 지내줘.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
마음이네 가족은 다시 다른 동물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