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의 거리
석양이 붉은 물감을 뿌리자,
내 발밑으로 길게 뻗은 그림자를 보며
난 또 너를 머리에 그린다.
그리곤 자신에게 다짐하듯 다그치네.
회상은 그만해.
이제는 둘만의 기억들도 잊을만해. 라고 하지만
아직도 기억의 작은방,
그 안에 미련들이 머물러 내 발목을 붙잡아.
조바심에 서둘러 봐도 소용없잖아.
내 마음의 그림위엔 이미 그대가 있어.
어디서도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걸.
누군가에게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건,
그리 쉽게 사라질 수 없는 것.
내 그림은 유채화가 아닌 수채화이기 때문에,
아무리 덧칠해도 사라지지 않네, 그대.
흐린 눈으로 저어보는 헛된 붓놀림에
애꿎은 도화지만 자꾸 닳아 가는데.
난 아직도 기억해.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록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오 난 아직도 기억해.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억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뻑하면 싸우고 토라져 서로 말도 안해
그때가 어제 같은데 이젠 넌 내 곁에 없네
왜 그랬을까 좀 더 참지 못한
또 널 생각하는 내 자신에게 질책만
많이 어두워진 길거리를 걸어가다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네게 나던 향기가
날 뒤돌게 만들어. 쫓아가 네 이름을 불러
그건 내가 아직도 널 생각한다는 증거
누가 뭐래도 넌 항상 날 위할 거라며
생각했었기에 좀 더 아끼지 못 했어
이제와 이런 생각해봤자 그건 미련일 뿐
그리움은 이제 방구석에 놔두고 나가
너 없어도 변함없는 하루를 보내고
불 꺼진 방안으로 내 지친 몸을 옮기고 나면
네 향기가 순식간에 작은방을 채워
이런 반복의 날 속에 널 가슴속에 묻어
난 아직도 기억해.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록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오 난 아직도 기억해.
자꾸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억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 간 주 중 -
복잡하게 말하기 싫다 너와 내 관계
어차피 우리는 신경 안 썼잖아
계산대에는 딱 두 갑의 담배
곧 연기가 되서는 온 방안을 다 하얗게 채웠어
난 밤새 니가 날 보면 그 눈을 통해서 보라색이 되는
연기가 내 몸을 감싸는, 그래 그 느낌을 즐겼어.
널 갖기를 바랬어.
내가 없으면 아픈 니가 아픈게 싫은 나는 모순 가득한 녀석
나는 꽉, 묶였어.
때문에 자유를 느껴. 이건 크나큰 역설
huh 이기적인 내 마음이겠지만
내 입술만 예쁜 너를 색칠하듯 만지게 되길
baby baby baby 말해줄래
나 대신 우리 누구도 배신한적 없다고
백일 따위 가볍게만 보였지 쉽게 넘었었잖아.
말하기 껄끄럽다 우는 소리로 들릴까봐.
난 아직도 기억해.
흔들리던 네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록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오 난 아직도 기억해.
자꾸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억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난 아직도 기억해.
흔들리던 네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록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오 난 아직도 기억해.
자꾸 흔들리던 네 두 어께.
난 오늘도 너를 기억해.
지난 추억이 너무나도 길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