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밤에는요
별도 달도 빛나구요
바람결엔 맛있는 향기가
코를 간지럽히는 나비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
난 훌륭한 가수의 열렬한 팬
오늘밤엔 긴 주머니 속에
작은 소원 하나를 담았어요
말해버리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나도 모르게 흐르는 마음
쓰다듬는 엄마의 따뜻한 왼손
눈을 감아도 알 수 있어요
엄마 오늘밤에는요
꽃도 나비도 없구요
나뭇결엔 시간의 주름만
맘을 어지럽히는 하루
입가에 그려지는 자장가
난 자상한 가수의 무심한 팬
오늘밤엔 시린 무릎 위에
얼룩진 얼굴을 기대어요
요람 위 소원을 빌던 그 때처럼
곱고 가녀린 엄마의 왼손도
착한 아이도 이젠 아니지만
오늘밤에는 안아 주세요
나지막이 들리던
그 마지막 자장가를
오늘밤엔 소중한 네게도 들려줄게
별도 달도 보이게 마법의 주문처럼
벌거벗은 몸도
부끄럽지 않던 그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