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렇게 온통 다 멍이든
억지스런 온갖 기대와
뒤틀려진 희망들을 품고
살던 내 20대 그때엔
혼돈과 질주로만 가득한
터질듯한 내 머릿 속은
고통을 호소하는데 내 곁엔 아무도
나는 차라리 은빛 사막에
붉은 낙타 한 마리 되어
홀로 아무런 갈증도 없이
시원한 그늘, 화려한 성찬,
신기루를 쫓으며
어디 객기도 한번쯤 부려보며
살았어야 했는데 아까워
아까워
'안돼'라고 하지 못한 건
허기진 내 욕심을 채울
착한 척 하려한 나의
비겁한 속셈일뿐이야
장미빛 미랜 저만치서
처절하도록 향기로운
냄새로 날 오라 하네 이리 오라 하네
나는 차라리 은빛 사막에
붉은 낙타 한 마리 되어
홀로 아무런 갈증도 없이
시원한 그늘, 화려한 성찬,
신기루를 쫓으며
어디 객기도 한번쯤 부려보며
살았어야 했는데 아까워
난 가고 싶어 은빛 사막으로
난 가고 싶어 붉은 낙타 한 마리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