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이 죽자, 아들은
그 길로 달려가 광을 열었어.
갇혀 있던 사람들을 모두 풀어주었지.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뛰쳐나왔어.
그중에는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있었어.
그리고 산속에 있던 그 아가씨와
꼭 닮은 아주머니도 있었지.
아들은 다가가 물었어.
“혹시, 바느질을 잘하는
선영 낭자를 아십니까?”
“저희 딸아이를 말씀하십니까?”
“예, 제가 거인을 잡기 위해
이곳에 오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들의 말에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더 말을 잇지 못했어.
“제가 아주머니를 꼭 구해오겠다고
낭자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그렇게 아들은 거인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구했어.
그리고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와 아가씨의 어머니를 데리고
산속의 초가집부터 들렀어.
“어머니!”
“선영아!”
아가씨가 버선발로 달려 나와서
어머니를 부둥켜안았어.
아가씨와 어머니는 한참을 그렇게 울었어.
조금 시간이 흐르고 진정이 되면서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어.
아가씨와 어머니는 아들에게 큰절을 했어.
“죽을 뻔한 저희 어머니를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도련님만 괜찮으시다면
도련님과 혼인하여
평생을 옆에서 모시고자 합니다.
받아주실런지요?”
사실은 아들은
아가씨의 사연을 들으면서부터
아가씨를 마음에 품고 있던 터였어.
“먼저 청혼하려고 했는데
이리 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낭자의 어머니께서 허락하신다면,
아내로 삼아 평생을 위하며 살겠습니다.”
아가씨의 어머니도
아들의 아버지도 모두 크게 기뻐했어.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이번엔 아들의 어머니가
버선발로 뛰쳐나왔지.
“서방님과 아들이 살아오다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흑흑......”
다시 한바탕 눈물바람이 지나갔어.
모든 사연을 전해 들은 아들의 어머니도
기뻐하며 아가씨와
그 어머니까지 극진히 대접했어.
그 후로 아들과 아가씨는 혼례를 올리고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