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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그 수 밖에 도리가 없네”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아이고 어머니 도련님이 오직 답답허고 민망허여 저런 말씀을 허시겄소” [중모리]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 말고 건넌방으로 건너가오. 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신다니 밤새도록 말이나 허고 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요.” 춘향 어모 기가 맥혀 “못허지야, 못허지야. 네 맘대로는 못허지야.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 “게 앉거라. 과연 듣던 말과 같다. 명불허전이로다. 네가 이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이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해라.”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 무색허여 잡었든 손길을 시르르르르르 놓고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색 섞어 허는 말이,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들으시고, “얘, 거 희한한 말 듣겠구나. 들으매 춘향모가 있다하니 춘향 에미를 불러라.”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대답허되, “밤 길고 잠 없어 읽기는 읽어도 뜻은 모르고 읽어요.” 말을 한번 주고받어 놓니 그제야 말문이 열렸것다. “네 성과 나이는 방자에게 들어 알었거니와 나 있는 곳 한양이요, 너 있는 곳 남원이라.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들어가 춘향의 목을 안고, “춘향아,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더러 잘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 간장이 다 녹는디, 삼도 네거리 쩍 벌어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네가 하 물으니 말이지,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신단다.” 춘향이 반겨 허며, “아이고, 그럼 댁에는 경사 나겼소 그려.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이 내 한 몸 죽어지면 칠십당년 우리 모친 봉양을 뉘랴허며, 다정허신 우리 낭군 옛 언약을 아니 잊고 나를 찾어 외겼다가 이 몸 죽어 없고보면 회행허여 올라가며 생각고 우는 설움, 그 설움이 오직허리. 아이고 이 일을 어쩔꼬?” 이렇듯 자탄허며 삼문간을 당도허니 벌떼같은 군로사령 춘향을 끌어들여, “옥 죄인 춘향 올렸소.” “해칼 허여라.”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허시니, 기생 중 난향이 여짜오되, “소녀와 춘향은 연령이 동갑이요, 죽마고우로 정이 매우 깊사오니 제가 가서 달래어 보오리다.” [중중모리] 적적한 심야간으 술상 채려 들리우고 옥으로 내려가서, “야야 춘향아, 치운디 장처가 어떠허냐? 진즉 와서 보잤더니 자연히 다사허여 이제 와서 보는 일을 부디 노여 생각 마라마는, 너는 고집도 맹랑터라.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당하에 복지 사배허고 국궁 청명헌디, 부인이 간절히 청허거날 마지 못허여 참예허니, 부인이 이른 말씀, “네가 춘향이라느냐? 기특고 얌전허다. 조선이 소방이나 예의 동방 기자 유풍 청루주사 번화지으 이런 절행이 또 있느냐?

임 그리는 춘향이 (하루가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열흘 가고 한 달 가고 가고 달 가고 해가 지낼수록 임의 생각이 뼈 속으 든다. “도련님 계실제는 밤이 짤루어 한일러니, 도련님 떠나시든 날부터 밤도 질어서 원수로구나.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칼머리를 두 손으로 들어 저만쯤 옮겨 놓고 형문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옮겨 놓으며 뭉그적 뭉그적 나오더니, “아이고 어머니, 어찌 왔소?” “오냐, 왔더라.” “오다니, 누가 와요?” “밤낮주야 기다리고 바래던 너의 서방 이몽룡 씨 비렁 거지되어 왔다. 어서 나와 얼굴 좀 보아라.”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꿈이라도 무섭고 두려워 왼 몸이 오싹, 머리 끝 주삣, 소스라쳐 깜짝 놀래 깨달으니 등에서 땀이 쭈루루루루루, 부름 소리가 귀에 언뜻 언뜻 들리거날, 모친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알고 “옴급급여율영사파 쉐.” 춘향 모친 기가 맥혀, “아이고, 저것이 에미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아네 그려. 춘향아 정신 차려라, 에미가 왔다.”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그 우의 어떤 부인 이상헌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 무슨 쪽지 내어주시며,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춘향이 황송허여 공손히 받어 페어 보니 허였으되. “인간지 오월 오일은 천상지 칠월 칠석이라.” 허였거날. 깜짝 놀래 깨달으니 황홀한 일몽이라.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이 절행만 도도헌 게 아니라 효성 또한 지극한 사람이라. 저의 모친 말을 거역치 못허여 집으로 들어갈 제, [진양조] 비 맞은 제비같이 갈지 자 비틀 걸음 정황없이 들어가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 “향단아, 발 걷고 문 닫혀라. 침상편시춘몽중으 꿈이나 이루어 가시는 도련님을 몽중으나 상봉허지 생시에는 볼 수가 없구나.”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사또님은 내 연치에 나보담도 훨씬 더 허셨단다.”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 대문에 이리 했다고 허나 그랬을 리가 있으리요. 춘향같은 열녀가 죽으면 영 죽었지, 사령에게 사정할 리도 없으려니와, 사또가 춘향에게 혹헌 마음 사령을 보내어 잡아오라 했을 리가 있으리오. 춘향모를 시켜 아무리 달래여도 영영 안 들으니 교방청 여러 기생들을 불러 놓고 분부 허시되, “너희 중에 누가 춘향을 불러 오겠느냐?” 허시니 행수 기...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 말을 허니 기특타 칭찬허고 그만 내보냈으면 관촌무사 좋을 것을, 생긴 것이 하 묘허니 욕심은 잔뜩 난 데다, 춘향이 거역하므로 을러보면 될 줄 알고 절자를 가지고 을러보는디, “허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 뉘 아니 요절할꼬? 대부인께서 들으시면 기절하시겠다.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얼굴이 푸르락 노르락 허여지며 사생결단을 허기로 드는디, [진양조] 분같은 얼굴은 저절로 숙여지고 구름같은 머리는 스사로 흩어지고 앵두같은 입술은 외꽃같이 노려지고 샛별같은 두 눈은 동 튼 듯이 뜨고 도련님만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허고 한숨만 후우, 얼굴이 방재 사색이로구나.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세안으로 도련님을 잠깐 보니, 넉넉한 의사가 외화에 나타나니 군자의 거동이요, 맑은 기운이 사람으게 쏘이치니 열사으 기상이라. 춘향이 깜짝 놀래어, “향단아, 저 건너 누각 우에 섰는게 누구냐?” “통인 서고 방자 선 것 본게 이 고을 사또 자제 도련님인개비요.” 춘향이 깜짝 놀래어, “아이고, 그럼 벌써 나왔겄구나. 부끄러워 어쩔거나.”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경불경 일어서니 향단이가 도련님을 모시고 방으로 들어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을 모르시네.” 방으로 들어가며, “아이고, 저게 웬일이여? 우리 사위 곱든 얼굴 과객 행색이 웬일인가? 조물이 시기헌거나, 귀신이 미워헌지 이 지경이 웬일이냐?”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가고 없다.” “가고 없으니 어쩌란 말씀이요?” “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 “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 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내 몰랐다.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건넌방 춘향모 허던 일 밀쳐놓고 모냥이 없이 나온다. 춘향방 영창 밖에 가만히 선뜻 들어가 귀를 대고 들으니 정녕한 이별이로구나. 춘향어모 기가 맥혀 어간마루 선뜻 올라 두 손뼉 땅땅, “허허 별일났네. 우리 집에 별일 나.”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자랑이 낭자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방자가 준 편지를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보고 깜짝 놀래어, “너 이 편지 어디서 갖고 왔냐?” “봉선화 따러 대문 밖에 나갔다가 방자가 주길래 받어 왔어요.” “이 편지 가져올 때 마나님 보셨느냐?” “마나님 모르게 살짝 가져왔어요.”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동헌에 들어가 사또 앞에 공수하고 저어하야 여짜오되, “오늘이 단오절이요 일기 화창하오니 기산 물색 구경하고 잠시 놀다 오겠네다.” “그리해라. 공부하는 사람이니 한만히 있지말고 경치를 보거든 글귀나 생각허고, 잠시 놀다 오너라.” 도련님 물러나와 방자 불러, “나귀 안장 속히 지어라.” [자진모리] 저 방자 분부 듣고 나귀 안장을 짓는다.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급창이 받어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붓대를 들고 벌벌벌벌 떠는디, [창조] 죽기가 무서워 떠는 것도 아니요. 사또가 겁이나 떠는 것도 아니요. 한양 삼청동 이몽룡씨 못 보고 죽을 일과 칠십당년 노모 앞에 죽을 일을 생각허여, 사지를 벌벌벌벌벌벌 떨더니마는 죽어도 좋다는 한 일자 마음 심자 일심이라 드르르 긋도 붓을 던지는구나. 급창이 집어 올렸것다.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형장 맞어 죽은 귀신, 난장 맞어 죽은 귀신, 횡사 직사 오사 급사 죽은 귀신 사면에서 나오는디, 칼 쓰고 수갑헌 놈 머리 헙숙 키 큰 놈과 행주 초마 산발헌 여자 죽어 사귀 혼신, 아이 죽어 동자 혼신,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움씰 움씰 웃음치며 훌쩍 훌쩍 울음 울며 으으으으 으으으으 히히 허흐으으 울음을 우니, 춘향이 기맥혀, “네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어화 둥둥 네가 내 사랑이지야. 삼오신정 달 밝은 밤. 무산 천봉 완월 사랑, 목락무변수여천으 창해 같이 깊은 사랑, 월하의 삼생연분 너고 나고 만난 사랑, 허물없다 부부 사랑. 이 연분 이 사랑이 비헐 곳이 전이 없구나. 생전 사랑이 이럴진대 사후 기약이 없겄느냐? 너 죽으면 나 못 살것다. 내가 먼저 죽거들랑 너도 부디 못 살어라.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어머니 신세는 어쩔라고 생죽엄을 당허였는가?” 이리 한참 울더니마는 벌떡 일어서 춤을 추며 노래헌다. “얼씨구나 좋네. 얼씨구나 잔이 좋네.” 여러 기생들이 어이없어, “아이고, 저 년 미쳤구나. 춘향과 너와 무슨 혐의 있어 생죽엄을 당허였는디, 춤 출 일이 웬일이냐?” “자네들이 몰랐네. 자네들이 내 속 몰랐어.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자진 사랑가 1 모보경, 이상호

“그러면 네가 위로 가게 하여주마.” [중중모리] “내 사랑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돌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이 얼른허면 천원지방의 두 짝으로 홰홰 돌려 갈거들랑 네가 날인 줄로 알려무나.”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허어, 자네가 정녕 몰라? 우리 장모가 망녕일세.” 춘향 어모 이 말 듣더니, “뭣이 어쩌고 어찌어, 장모? 장모라니, 남원 읍내 오입쟁이 놈들 아니꼽고 더럽더라.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외인 상대를 아니 허고 양반 서방 허였다고 공연히 미워허여 내 문전으로 지내면서 쉰사 한마디는 아니 허고 빙글 빙글 비웃으며 여보게, 장모?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 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 “그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수절?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영이 나니 군로 사령들이 춘향 집으로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네가 모르는 말이다. 태고라 천황씨가 일만팔천세에 나이 오직 많으시냐. 말년에 낙치하사 단단헌 목떡은 못 자시고 물씬물씬헌 쑥떡을 원하시기로 관아에 공론허고 각도 각읍 행교로 통문 냈느니라. 이 글도 정신없어 못 읽겠다. 굵직굵직한 천자 들여오너라” “허이참, 양반댁 도련님이 글 재주가 늘어가신다더구만 도련님은 점점 줄어들어가시오 그려.”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 [진양조] 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 “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야곡 성성지지옵고.”

자진 사랑가 2 모보경, 이상호

네가 위로 갔는데도 싫단 말이냐?” “욱으로는 갔어도 가운데 주인 삼어 따러 다니는 조가 미워 그것도 되기 싫소.” “춘향아, 그는 팔자소관이라 하는 수 있느냐? 우리 그건 그만 두고 업고나 놀아보자.” “업고 놀다 미끄런 장판방에서 넘어지면 어쩌실라고.” “넘어지면 좋지. 넘어지는 체 하고 그 속 알겠느냐?”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네가 모르는 말이다. ‘성심소도에 금석을 가투’라는 문자가 있느니라. 정성 없이 써 되겠느냐?” 도련님이 편지 써 주시니 방자 받어 가지고, [단중모리] 춘향의 집을 건너가며 왼갓 생각을 두루 헌다. “내가 평생 아니 다니던 집인디, 뜻밖으 들어가면 새수 없난 춘향 모친 ‘너 어찌 왔느냐?’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네가 정히 나를 못 믿겠으면 불망기를 허여주마. 방자야” “예.” “너는 어서 들어가 안목이나 잘 살피고 내일 아침 사또님 기침하시기 전에 일찍 나오너라. 주인 마님 모르시게 살짝 나가.” “예. 소인 일은 걱정 말으시고 도련님 대사나 평안히 지내십시오.”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당신이 불렀소?” “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 “뭣 헐라고 불렀소?” “너 어데 사느냐?” “아니 바쁘게 길 가는 사람 보고 그 말 물어 볼라고 불렀소? 별 사람 다 봤네. 나 남원 사요.” “남원 살아? 그래 어데를 가지?” “뭣 헐라고 묻소?” “내가 알 일이 있어 묻는다.” “허 참, 내가 바쁜 게 얼른 가르쳐 주리다.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오늘이 우리 장모님 기고일이라 불참허면 큰 야단이 터이니 지금 떠나야겄소.” 곡성이 일어서며, “여보 본관장, 나도 떠나야겄소.” “아니, 곡성은 또 웬일이시오?” “나는 초학이 들어 오늘이 직날이라 어찌 떨리는지 시방 떠나야겄소.” 그때여 어사또는 기지게 불끈, “에, 잘 먹었다.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점잖으신 도련님이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울음 울 리가 없지마는 옛일을 생각허니, “당명황은 만고 영웅이나 양귀비 이별의 울어 있고, 항우는 천하장사로되 우미인 이별으 울었으니, 같은 소장부야 아니 울 수 있겄느냐? 춘향이를 어쩌고 갈꼬? 두고 갈 수도 없고 데리고 갈 수도 없으니 이를 장차 어쩔거나.

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보면 반겨 허시더니 오늘 이리 수심키는 뉘게 내 험담을 들으겼소, 사또께 걱정을 들으겼소? 아, 게 앉지도 못 허시오? 약주를 과음허여 정신이 혼미헌가?” 입에다가 코를 대고 쌍긋쌍긋 맡어 보며, “술내도 안 나는디. 저녁 이슬의 새벽바람 실섭을 과히 허겼는가?” 이마 우에다 손을 대고 잔득이 눌러보며, “머리도 안 더우신디.”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어째서 부자간에 한 이렇게 반하는고?” 이렇듯 자진헐 제, [진양조] 이윽고 퇴령소리 “하인 물려라.”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이 기둥 뿌리 빠지면 뭇 죽엄이 터이니 썩 물러가지 못할까?” 어사또 이렇듯 하인들과 실강이를 할 제, [단중모리] 운봉이 무변으 오입헌 양반이라 눈치 있고 재치 있어 어사또를 바라보니, 분명 일이 든 듯 하야 하인을 꾸짖고 좌상으로 청헌 후에 하인에게 명허여, “이 냥반께 상 한 상 채려 올려라.”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중모리]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춘향아, 나는...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네 요년, 말히라. 바른대로 허면 이어니와 만일 둔사허는 날은 죽고 남지 못 허리라. 간밤에 애기씨가 무슨 일이 있었지? 너는 모를리 없을테니 바른대로 말해라.”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과거를 보러 들어가는디,[자진모리]그때여 몽룡씨는 서책을 품에 품고 장중 들어가 어탑을 바라보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고,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의 별운검과 승사각신이 늘어서 선상에 훈련대장 후상에 어영대장 유진의 금위대장 총융사 별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