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모리]
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
“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을 모르시네.”
방으로 들어가며,
“아이고, 저게 웬일이여? 우리 사위 곱든 얼굴 과객 행색이 웬일인가? 조물이 시기헌거나, 귀신이 미워헌지 이 지경이 웬일이냐?”
어사또도 비감허여,
“여보소 장모, 우지마소. 사람의 팔자 소관이야 임의대로 할 수 있나. 춘향이나 좀 보여주소.”
향단이 나오며,
“파루나 치거든 가사이다.”
파루 치기를 기다릴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