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한퇴

이날치

일개 한퇴 그대 신세 삼춘구추를 다 지내고, 대한 엄동 설한풍에

만학에 눈 쌓이고 천봉에 바람칠 제, 앵무원앙이 끊어져 화초목실 없어질 제, 어둑한 바위 밑에 고픈 배 틀어 잡고 발바닥 할짝할짝

더진듯이 앉은 거동, 초회왕의 원혼이요, 일월 고

초 북해상 소중랑의 원한이요. 거의 주려 죽을 토끼 삼동 고생을 겨우 지내, 벽도홍행 춘이월에 주린 구복을 채우려고, 심산궁곡 찾고 찾아 이리 저리 다닐 적에, 골골이 묻은 것. 목다래 엄착귀요, 봉

봉봉이 섰는 건 매 받은 응주로다. 목달개 걸치거드면 결항치사가 대랑 대랑 제수 고기가 될 것이오, 청천에 떴는 건 토끼 대구리 덮치려고 우그리고 드난 것은 기슭으로 휘어들어, 몰이꾼 사냥개 험산골로 기어올라 퍼긋퍼긋이 뛰어갈 제, 토끼 놀래

호도독 호도독 (수알치)수활자 매 놓아라. 해동청 보라매 짓두루미 빼지새 공작이 마루 도리 당사 적골치 방울을 떨쳐, 죽지치고 수루루루 그대 귓전 양 발로 당그렇게 집어다가, 꼬부랑헌 주둥이로 양미간 골치 대목을 그저 콱!콱!콱!

콱!콱!콱!
“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하는디, 그러면 누가 게 있간디요? 산 중등으로 돌제.”
“중등으로 돌면은, 송하에 숨은 포수. 오는 토끼를 놓으려고

불 채리는 도포수요, 풀감투 푸삼 입고, 상사방물에 왜물 조총 화약 덮사슬을 얼른 넣어, 반달 같은 방아쇠, 고추 같은 불을 얹어, 한 눈 찡그리고 반만 일어서며, 닫는 토끼 찡그려 보고, 꾸루루루 탕!

탕! 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하는데. 그러면 누가 게 있간디요, 훤헌 들로 내리제.
들로 내리면, 초동목수 아이들이 몽둥이 들어

몽둥이 들어 메고 없는 개 호구리며, 들토끼 잡으러 가자, 워리 두두 쫓는 양 선술 먹은 초군이요, 그대 간장 생각에 백등칠일궁곤

한태조 간장, 적벽강상화진중 조맹덕 정신이라. 거의 주려 죽을 토끼 층암절벽 석간 틈으로 기운 없이 올라갈 제, 저룬 꼬리를 샅에 껴

이리 깡짱,
저리 깡짱,
깡짱
접동
뛰놀 제,
목궁기 쓴 내 나고,

밑궁기 조총 놓니 그 아니 팔난인가?

팔난세상 나는 싫네
조생모사 자네 신세 한가하다고 뉘 이르며, 무삼 정으로 유산?

무삼 정으로 완월?

아까 안기생 적송자 종아리

때렸다는 그런 거짓부렁이를 뉘 앞에다가 허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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