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이날치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보름이면 간을 내고, 그믐이면 간을 들어내다.
파초 잎에다 꼭 꼭 싸서, 칡노로 칭칭 동여, 끝끝터리 달아매고,
탁족하러 내려왔다, 우연히 주부를 만나 수궁 흥미가 좋다기로 완경차로 왔나이다.

이 놈, 네가 그 말이 거짓말이로구나.
네가 어찌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헌단 말이냐?

대왕은 어찌하야 꼬리가 저리 지드란허옵고, 소퇴는 무슨 일로 꼬리가 요리 묘똑허옵고, 대왕의 옥체에는 비늘이 번쩍번쩍, 소퇴의 몸에는 털이 요리 송살송살,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인생 만물 비금주수가 한 가지라 뻑뻑 우기니 답답지 아니 허오리까?

그러면 네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하는 무슨 표가 있느냐?

예! 있지요.

어디보자.

자 보시오.
빨그런 궁기가 서이 늘어 있거날

한 궁기는 대변 보고, 또 한 궁기로는 소변 보고, 남은 궁기로는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허나이다.

그러면 네 간을 어디로 넣고, 어디로 내느냐? 어디보자.

천지음양, 오색광채, 아침 안개, 저녁 이슬 화허여
입으로 넣고 밑궁기로 내오니, 만병회춘 명약이라.
으뜸 약이 되나이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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