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그런 학교에 다니는 한심한 놈이지 뭐라 뚜렷한 주관도 없고 능력
도 없고 할 말도 못하는 소심한 그런 한심한 놈이지
난 또 오늘도 정말 열 받는 쳇바퀴같이 뱅뱅 돌아가는 하루였어 길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는 힘이 없이 당하고만 한 아저씰 보게 됐지 주위엔 구경하
는 사람들 눈 돌리는 위선자들 옆에는 부서진 포장마차 그저 기분 맞쳐 부
셔대는 인간들 힘만 믿고 남들 위로 그 위로 위로 짓밟고 올라서려는 것
들 그래서 나 너무나 화가 났어 나서서 말리고 싶었어 그러나 떠오르는 생
각 내가 무슨 힘이 있겠어 난 또 역시 나의 힘없는 소심함에 한 번 더 날
보며 남에 탓만하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어 나의 답답함을 박살내고 싶었어
죽도록 보고싶은 니 모습 너의 전화번홀 눌렀어 놀랍게 떨려오는 내 가슴
아득하기만한 니 얼굴 난 네게 묻고 넌 대답하고 같이 만나기로 하고 덩달
아 줄곧 널 사랑해왔다는 말도 하는 그게 내 계획이었어 난 그렇게 하고
싶었어
하지만 난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했어 정말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
어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술도 못 먹고 똥도 못 싸고 내 자식들을 모두
휴지에 싸서 버렸어 나의 소심함이 싫어 비겁함이 싫어 머릿 속을 맴도는
니가 정말 나는 싫어 미워 바보같은 내가 미워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
하는 내가 정말 나는 미워
오늘도 아버지와 얘길 했어 말은 대화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언제나 그렇게
설교를 들었던거지 나의 인생에 나의 미래에 대해서 그렇게 살지 말라시더
군 생각하고 살라고 말하시더군 순간 난 반박하고 싶었어 내 생각을 터트
리고 싶었어 나의 그 무수한 생각들을 모두 다 보이고 싶었어 아버지가 틀
렸다고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나의 힘없는 소심함에 난 한번 더 열이 올
랐어 약이 올랐어 나의 바보같은 한심한 행동들을 더 이상은 하기 싫지만
결국 등을 보였어 그리고 잡았어 줄을 잡았어 한심한 행복의 줄을 잡았어
결국 잡았어
오늘은 방에 혼자 있었어 하고 싶은 것도 더럽게도 없었어 생각하고픈 그
런 맘도 없었어 아니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어 딴엔 혼자 무척 평온했었
어 심심했어 뭘 할까 고민도 했어 TV도 봤어 음악도 들었어 오락도 죽어
라 했어 드럽게 심심했었어
순간 난 떠올렸어 그걸 생각했어 어제 봤던 영화 속의 그녀를 떠올리며 섹
시한 포즈의 주인공이 되는 거야 그 순간을 떠올리며 그렇게 흔드는 거야
흔들어 어 흔들어 허 나의 지루함을 그렇게 터트려 허 참아왔던 나의 분노
를 터트려 그 분노가 터지도록 흔들어
난 정말 이렇게 정말 그렇게 정말로 멍청하게 살 생각도 해봤어 진짜 생각
없이 하고픈 말 다하면서 정말 뽀대나게 살아가고 싶었어 남 들처럼 정말
로 용기있게 맘 속에 품었던 말하며 살고 싶었어 내 마음을 보이며 내 사
상을 굳히며 하 그렇게 살아가고 싶었어
안 된단 걸 알아 꿈이란 걸 알아 하지만 세상이 내가 뭘 바라고 있는지 알
기나 알아 말이라도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 꿈에서라도 이렇게 말해보고 싶
었어
그래 결국 이렇게 살다가 죽겠지 때론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도 한다지 결
국 나를 또 다시 이렇게 흔들고 있겠지 죽는 그 날까지 그렇게 흔들고 있
겠지
결국 방에 돌아와 침대 위에 누워서 내 방의 그 침대 위에 누워서 예~ 흔
들어대지 또 흔들어대지 그제야 난 참지 못할 나의 설움 나의 분노 나의
지루함 나의 조루함으로 흔들어대지 또 흔들어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