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로 몇 도시를 봤어
시골길을 지나며
집채만 한 나무가 왠지 더 풍성해 보여
마치 너의 맑은 눈 같은 파란색의 도면
그 뒤를 채우는 후광의 빌어먹을 폭염
이것들은 널 땀 흘리게 했지만
밤이 와서야 널 반짝이게 하고
금방 떨어져
우린 멀어서 밤이 오면 돌아가지만
누가 알아 눈 깜빡이면 가까워져
1 day 색연필을 건네줘
2 day 도화지를 받아줘
3 day 은하수의 반대편
까만 우주에 별을 그려줘
1마일 쯤이면 설렜고
2마일 쯤이면 좋겠고
3마일 쯤이면 산책하기
딱 좋네 달려가 건네줘
이제 난 며칠뒤면 가벼운
몸 하나도 못 가눠
예쁜 너를 두고 떠나기 무서워 작별
인사 따윈 내 인생에 없다 했지만
아름답던 세상이 이젠 나를 가만히 안 둬
혹시 모를 생각에 밤마다 기도했고
만화 처럼 운명을 거스른 사랑을 봤어
안 보이지만 보인다고 거짓말도 했고
이대로 병세가 멈출 수 있다고 믿어봐도
안 보여 너의
그 맑은 눈빛이
이제 사라져 버린 수많은 색들이
남아 다시 돌아
오면 좋겠어
한 번만이라도
너를 온전히 볼 수 있다면
1 day 색연필을 건네줘
2 day 도화지를 받아줘
3 day 은하수의 반대편
까만 우주에 별을 그려줘
1마일 쯤이면 설렜고
2마일 쯤이면 좋겠고
3마일 쯤이면 산책하기
딱 좋네 달려가 건네줘
소중한 줄 알았다면
진작에 머릿속에 담아둘걸 아쉬워
해가 뜬 줄 알았던 20대를 살아가며
평범한 청춘을 보내고 시간이 지나면
널 닮은 아이를 키워보는 게 꿈이라고 했지
모두가 예쁜 꿈을 꿀 때 나 혼자 깨어났지
방 안은 내 시야처럼 어두컴컴해
내가 떠나면 니 옆은 누군가 채워지는 게
싫어 꿈 깨 도화지 속엔
여러 색깔들의 예쁜 너와 내가 함께
있어야 하는데 왜 왜 자꾸 나만 쏙 빼
빼버리는 거야 나도 떠나기 싫은데
여름엔 바다로 떠나고
가을엔 놀이공원도
겨울엔 떨면서 같이 함박눈을 맞아 보기도
무엇보다 다가오는 새해는 니 손을 잡고
생각한 그림을 그리고 느껴 온기도
1 day 힘이 없어지네
2 day 머리가 아프네
3 day 목소리가 변해
4 day 너가 안 보이네
1마일 쯤이면 걸어와줘
2마일 쯤이면 달려와줘
3마일 쯤이면 날아와줘
마지막 내 손을 잡아줘
안 보여 너의
그 맑은 눈빛이
이제 사라져 버린 수많은 색들이
남아 다시 돌아
오면 좋겠어
한 번만이라도
목소리를 내 볼 수만 있다면
1 day 색연필을 건네줘
2 day 도화지를 받아줘
3 day 은하수의 반대편
까만 우주에 별을 그려줘
1마일 쯤이면 설렜고
2마일 쯤이면 좋겠고
3마일 쯤이면 산책하기
딱 좋네 달려가 건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