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워 피했던 볕 아래
차가운 것들만 찾아댔고
쏟아지던 비만큼 많아진
생각이란 것들에 잠겨있었어
서늘한 바람이 좋아서
무작정 떠나야지 어디로든
부지런하지 못한 나는
그냥 항상 집이었어
매일을 내일 없이 보내고 나니
눈 깜짝할 때마다 바뀌는
길들이 잘 가라고 말을 해
그럼 손 한 번 흔들고 갈게
불볕더위가 끝나고
낙엽 드리운 가을을 맞아
그러다 또 흘러 흘러 결국 찾아온
겨울에 몸을 실어
흐르다 또 꽃이 피는
계절에 맘을 빼앗기겠지
어쩌면 다 순서 없이 결국 찾아올
나의 모든 순간들
차가운 바람이 할퀴면
점점 안으로 들어가기만
포근한 것들만 찾아대며
하얀 세상을 나는 그저 보기만
추위를 이겨내 그런가
더 예쁜 꽃들에 자꾸 눈이 가
그렇게 홀려버린 채 그냥
분홍빛 바람 타고 걸을래
불볕더위가 끝나고
낙엽 드리운 가을을 맞아
그러다 또 흘러 흘러 결국 찾아온
겨울에 몸을 실어
흐르다 또 꽃이 피는
계절에 맘을 빼앗기겠지
어쩌면 다 순서 없이 결국 찾아올
나의 모든 순간들
네 개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나 작아
예쁘기만 하진 말자
결국 흘러 흘러 돌아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