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할 일이 많아 동틀 때 나가신
굽은 다리 부여잡은 고생하신 주름진 손
장가 못 간 내 막내아들
행복해야지 엄마의 마지막 소원
농사일을 놓지 못해 자식 집도 못 오시고
내 몸처럼 아끼시는 꿀꿀이 이쁜 누렁이
자식 키우는 보람으로 고생을 낙을 삼으신 우리 어머니
안타까운 자식들 가슴 무너집니다
아 제발 쉬엄쉬엄하세요
달리는 출근버스 비좁은 지하철
아랫사람 모시고 윗사람 조아리시며
세월이 가는 건지 바쁜 내가 가는 건지
흘러가버린 고왔을 당신의 청춘
책상머리 삼십 년에 휘어진 어깨허리
고달픈 일터지만 가장되신 보람으로
당연한 희생 속에 지친 마음 달래 보시는 우리 아버지
안쓰러운 막내딸 가슴 저려옵니다
아 제발 쉬엄쉬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