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경>은 경 읽는 판수의 독경 중의 하나로 죽은 망자르 천도하는 내용이다. 조선 말기에 이 <기밀경>을 서도 소리꾼들이 소리판에서 불러 흥을 돋구는 일이 있었다. 이정렬이 부른 <기밀경>은 <기밀경>의 초앞이다. 손수 북과 요령을 울리면서 부른 것인데 불규칙한 4박장단의 독경장단에 수심가토리로 구슬프게 죽은 망자의 슬픔을 그리고 있다. 이정렬이 부른 <기밀경>은 더욱 서글픈 느낌을 주고 있다.
원반 : Victor KJ-1102-A
녹음 : 1936. 3. 6
불쌍한 손 얼신요
가련할 손 기밀씨라
인제 갔다 언제 올까
모란봉이 변하여서
평지가 될지 다시 올까
다시 올 길이 막연하다
평풍에 그린 닭이
‘꾀끼요’ 울 적에
다시 올까
불쌍허신 신이여
가련할 손 기밀기라
손 끝에 금노생화
무릎 위에 둥자죽을 이를 ?쓩璲?
가더란말가
단은 방울 피방허고
먹던 양식을 고봉허고
악의악식이 모르실
먹고 가면 주고 갈까
예 돌아들던 왕산 길을
아니 갈길 못 되누나
구사장에 작별허고
진사장에 허배허고
대문 밖을 썩 나서니
없던 고성이 진동헌다
은하수 강두 서른 세 강
칠성 강두 서른 세 강
아랏 길을 건너갈제
북풍한설 찬 바람에
손 발이 시려워 어이 가며
임내 전상 외나무 돌다리에
건너갈 길 아득하다
허강지강 몰아갈제
높은 디는 낮아지고
낮은 디는 높아진다
창망허구나 구름 밖에
다시 돌아올 길이 막연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