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 춘향아
우리 업고도 한 번 놀아 보자
아이구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오
건넌방 어머니가 아시면
어떻게 하실려 그러시요
얘야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너희 어머니께서는
소싯적에 우리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그러니 잔말 말고
업고도 한 번 놀아 보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히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 봉지 떼뜨리고
강능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점 움푹 떠
반간진수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단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디 먹으랴느냐
저리 가거라 뒷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이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 다오
도련님은 나를
가벼워서 업었지만
난 도련님이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이요
그러기에 내가 널 다려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
내 양 팔만 네 어깨 위에
얹어놓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다 보면
그 속에 좋은 뜻이
다 들어 있느니라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씨고
소상통정칠백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 로구나
둥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히 내 사랑이로다 설마
둥둥 내 사랑이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네 아무리 바쁘어도
중천에 멈춰 있어
내일 날 오지 말고
백년여일 이 밤 같이
이 모양 이대로 늙지
말게 허여다오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오호 둥둥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