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고 있잖아 서울엔 차가 넘 많아
숨막히고 답답해 내가 가는 곳마다
줄줄이 막혀 있더라고 매연을 막 뿜고
다들 시간이 바쁜데도 움직이질 않네 거 참
이해가 안돼 난 돈 있어도 차 안 살 걸
출발한 지 5분 만에 화가 많이 날 걸
제대로 밟지도 못할 거 안사는 게 나을걸
TV 보면 나오잖아 많고 많은 사건사고
난 그까이꺼 버스 탈란다
뒤에 타서 낮잠이나 실컷 잘라고 해
주차도 잘못해서 뭔 놈의 발렛파킹
창피하잖아 그러면 타지 말라고 해
요새 자가용은 허세야 대중교통으로 개념
챙기길 바라 걸어다녀라 저 배 좀 봐
다이어트를 때문에라도 난 차를 안사
그건 그렇고 이제 갈게 이게 막차
난 뚜벅뚜벅 걸어가지
난 버스를 타고 집에 가지
앞사람 정수리 쳐다보면서
뒷사람과는 사이좋게 서로 끼어서
2호선에 몸을 싣고 가지
무슨 역일까 얼른 내려야지
내 신발 밑에 닿는 땅이 어색해
난 뚜벅
아 그때 내가 만났던 애? 사진도 보여줬었다고?
그래 맞다 너도 봤었지 요샌 안만나
남자친구 생겼더라고
집에 태워다주다가 고백을 했다더라고
그래 내가 뭐라고 거기다 깽판을 놓겠어
그 사람 회사라도 갈까 막 때리고 욕해서
걔를 놔달라고 해도 걔는 나한테 욱해서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냐면서 울게 될 걸
차라리 잘 됐지 뭐 나도 마음 편해졌어
솔직히 부담됐거든 걔는 너무 예뻐서
내가 1등이 될 것 같진 않았어 잘하는 등수말야
우린 하나가 되기에는 넘치는 가분수
그래도 종종보면 좋을텐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네
그래서 공중분해 됐어
그나저나 요새 중고차가 얼마씩 하더라
보험도 하면 꽤나 들려나
친구 차를 빌려서 강남으로 타고 나가
한쪽 팔을 걸치고 멋진 기분에 사이드 미러를 봐
그러다 문득 깨달아 무책임한 내 얼굴 확 깨더라
문제는 차가 아니라는걸 나도 알지만
한번 더 모른 척 하고서
난 뚜벅뚜벅 걸어가지
난 버스를 타고 집에 가지
앞사람 정수리 쳐다보면서
뒷사람과는 사이좋게 서로 끼어서
2호선에 몸을 싣고 가지
무슨 역일까 얼른 내려야지
내 신발 밑에 닿는 땅이 어색해
난 뚜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