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하던 내 방안은 점점
향기를 잃어가지
네 집 앞을 머뭇 거린 뒤 난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
같이 자던 자리 잘만 오던 잠이
오지도 않는데
넌 뭐 할까 답답해져
예고 하나 없이 결말까지 우린
순식간에 와버렸지
마른 낙엽들이 희게 덮이겠지
그렇게 우린 잊혀가지
나의 기억들이 묻혀질 때면
곧 봄이 올 텐데
넌 여전히 꿈을 꾸지
그렇게 혼자 익숙해질 때면
너의 꿈자리에서 말해주고 싶어
지난 기억들이 난 덮이지 않아서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때처럼 널 볼 수 있다면
내 생에 스쳤던 너라는 존재를
꽃이 피기 전 두고 갈래
시간이 흘러서 잊고 있던 기억을
들추고 싶지 않아
왜 벌리길 원하니 아물린 상처를
아프기만 한데
넌 여전히 너만 보여
어쩌다 너의 생각이 날 때면
너의 꿈자리에서 말해주고 싶어
내 가을은 아직 덮이지 않아서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너를 떠나보낼 수 있다면
제발 날 찾지 말아줘
제발 나를 기억해줘
봄이 오면 다시 사랑할 수 있어
그러니 내게서 사라져주면 돼
마지막이라도 너를 불러볼 게
그때처럼 널 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