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돌아온 것 같은데
열 정거장은 지나친 것 같은데
멀게만 느껴진 우리 약속 시간이
오늘은 왜 이리 가까운지
온종일 거울만 쳐다보고
어색한 표정 고쳐 지어도 보고
이별을 말할 네가 더 편할 수 있게
웃음도 지어져야 할 텐데
너를 만나러 가던 익숙한 이 길도
바래다 주던 이 거리도
오늘이 지나면 볼 수 없을 것 같아
두 눈에 새기며 걸어
네가 없는 내가 너무 막막해져 와
걷는 걸음 걸음마다 많이 아파 와
이런 모습으론 안 되는데
몇 분 뒤면 너를 만날 텐데 네가
맘 편하게 떠날 수 있게 웃어야 해
혼자서 가 볼만 한 곳들도
하지 못했던 것도 떠올려 보고
못 봤던 친구들과 약속도 정하고
미뤘던 일들도 챙겨보고
어느새 네가 없는 내가 낯설어져
너를 알기 전 내 모습이
기억나질 않아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나 봐
네가 없는 내가 너무 막막해져 와
걷는 걸음 걸음마다 많이 아파 와
이런 모습으론 안 되는데
몇 분 뒤면 너를 만날 텐데 네가
맘 편하게 떠날 수 있게
오는 길에 하나 하나 흘려 버렸어
이래야 내가 너를 편히
내려 놓을 것 같아서
저기 멀리 네가 나를 향해 걸어 와
나도 모르게 자꾸 눈 앞이 흐려와
수도 없이 다짐 했었는데
눈물은 조금도 안 된다고 우리
마지막이 예쁠 수 있게 웃어야 해
편안히 잘 할 수 있을 거야
마지막으로 기억 될 내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