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옛날 일인데 지나간 과거인데
왜 자꾸 들춰내 기억하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
아직 이땅에 너무 많아
그만 잊으라하지 외면하라 말하지
비난 하면서 조롱하듯 말하지
과거만 먹고 산다고
그런 것 밖에 없느냐고
그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면서
마른 하늘엔 천둥이 내리쳤고
금남로에선 사람들이 죽었어
맑았던 천변엔 핏물이 흘러내렸고
사라져버린 사람들이 많았어
흔적조차 없이 허
깨져버린 몸을 붕대로 싸매주면서
주먹밥을 서로 먹여주면서
우린 외쳤지 자유와 평화
목이 터져라 인권은 소중하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머리는 군화에 밟혀서 깨져버려도
팔다리가 총알에 부셔져도
죽는다해도 소릴 높였지 목이 터져라
독재는 물러가라
민주시민의 기개를 외쳤다
헬기에서 총알을 쏟아 부어도
도청에서 마지막 호흡 끊길지라도
우린 외쳤지 자유와 평화
피를 토하며 인권은 소중하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겠다고
이웃들에게 자녀들에게 떳떳하겠다고
우린 폭도가 아니었다고
훗날 이 땅에 진실이 전해질 때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이웃이었다고
학교를 가던 학생이었고
가게를 열던 동네 사람들이
한 마음 되어 피워낸 오월꽃이라고
(오월에 핀 꽃)
소중한 이웃들 (소중한 소중한)
지켜낸 사람들 (지켜낸 사람)
그런 광주였다고 (오월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