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이 쌓이면 속으로 끓는 산
바람이 불면 속으로 앓는 산
사람이 오르면 속으로 품는 산
유채꽃 피면 일어서는 산
아방, 삼춘이 산으로 가고
어멍, 아주망은 마을에 남아
“걱정맙서, 굶지맙서”
“도르멍 도르멍 갑서, 살아옵서”
총성이 울리면 속으로 우는 산
가슴 가슴에 무덤이 오르는 산
그대가 떠나고 돌아앉은 산
파도 춤추면 뒤척이는 산
골짝의 아방이 눈을 감으면
다랑쉬 오름에 별이 뜨는데
“걱정맙서, 굶지맙서”
“도르멍 도르멍 갑서, 살아옵서”
아, 아아아, 한라산 (“걱정맙서, 굶지맙서”)
아, 아아아, 한라산 (“걱정맙서, 살아옵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