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점고(1)

정정렬

화용도 입구에서 조조가 군사점고를 하는 대목이다. 다른 적벽가에서는 ‘장승타령’이 먼저 나오지만, 이 녹음에서는 군사점고 뒤에 들어있다. 이 대목에서 정정렬은 진양 계면조로 패잔병이 모여드는 비참한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정교하게 시김새를 쓰면서도 굵은 선이 느껴지는 정정렬의 가법이 잘 나타난 대목이다. 다른 바다에서는 통상 허튼 군사 모아드는 대목을 중머리 계면조로 부르는데 장단이 이와 다르다.

원반 : Polydor 19271-A

(아니리)
양로지평 다달아 불 놓아 어환하며, 정욱이 여짜오대, “군불택장이면 이국으로 여적하요, 장불지병이면 이기졸로 여??臼? 졸불가용이면 이기졸로 여적하라 하였으니, 군사점고나 하야 보사이다.” “그리 하여라.” 영이 나니, 정욱이 기 두루며, 고초 소래 난 제,

(진양)
흩은 군사 모아든다. 갑옷 벗은 제장이며, 군복 벗어 멘 자, 활 맞어 상한 군사 다리 절어서 갈 수 없고, 창으 찔려 우는 군사 백골천창 피 흘리고, 불에 타서 검은 군사는 반신불수 볼 수 없고, 껙인 활 두러멘 놈, 깨진 퉁노구 멘 놈, 부러진 창 짚은 군사, 각기 울면서 들어온다. 어떤 군사는 바라보니, 벙치 벗어 걸메지고 군복 벗어 팔에 걸고, 부러진 창대 꺼꾸로 짚고 전동전동 들어오며,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팔이야, 우리 고향을 언제 갈거나?” 사면으서 울음을 울고 들어오니, 조승상이 분을 내아, “사생이 유명커던 곡성이 웬일이냐? 만일 다시 우는 자는 군법으로 참허리라.” 정욱이 호명하야 군사 이름을 부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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