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버린 이름으로부터
사서함을 잠갔습니다
믿었던 사람이 돌아섰을땐
그만큼 미워하고 싶었습니다
머리 속의 단어들이
헛되이 미궁 속으로 사라질때
나의 사서함은 잠겼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자신이 만든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믿음이었다는것을
잘못 디딘 디딤돌의 차가운 냉소
아... 차라리 차라리라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텅 빈 마음이 이상하리만치
이런 것을, 이렇듯 아무런 존재도
의미도 아닌 것을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새하얀 백지인것을
이제 괴로웠던 시간은 없습니다
지워버린 얼룩처럼
저버린 이름으로부터
사서함은 영영 잠긴 것처럼
기억의 사서함은 잠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