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아
갈바람이 가슴을 울려대는데
나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살아온 세월 다져진 정마저
바람결에 흔들리누나
비바람이 몰아쳐
나무 밑에 서성이다가
한들거리는 가지에
내 마음도 나뭇잎에 서걱대는 걸
느끼는데 포개진 지난날 헤아려
볼 새도 없이 저만치 날아가려 하니
나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아 아 아
가을비가 마음을 씻겨내는데
나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지려온 나날 부대낀 정마저
비바람에 젖어드누나
임의향기 스며든 낙엽 위를 거닐다 보니
임의 향기가 사르륵
바스러진 잔재 속에 조각난 잎이
밟히는데
남향한 이놈의 향기가
솜먼지 되어
저만치 날아가려 하니
나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나는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