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밥상을 얹고
세상이 아직 안 끝난 것이
지겹다는 듯
기운 없이 건물을 나오는 아줌마
펴지지 않은 굽은 등
밑에 빼꼼히 얼굴 든 할아버지
짐짝 같은 아이를
뒷등에다 들쳐 업은
얼굴에 버짐이 가득한 아가씨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점퍼 앞 춤을 당기며
세상엔 관심 없다는 듯
바쁘다는 듯
앞만 보며 거칠게 걷는 아저씨
느닷없이 이별을 당해도
내 편인 줄 알았던
시간이 모두 흘러도
다정했던 사람들
모두 떠나가버려도
아름답던 세상이 모두 검게
내 것이 아닌 듯 변해도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
산다 모두들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