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3 ♠
창문을 열면 수면에 잠긴 채로 오색영롱한 항구의 불빛.
오늘 또 하루 날은 저물었습니다 주여.
감은 눈 안으로 일기를 젖히면, 파아란 하늘 밑에서
표백된 빨래를 쥐어짜는 어머니 가슴같이 희디 흰
기쁨이 있었습니다.
연기처럼 가볍게 오르고 싶으면서도 먼지투성이로 주저앉아 버린 초라한 실망이
있었습니다.
빼앗기고 싶잖은 차가운 의지로 당신을 위해 마음 도사리며 옷깃 여민 어려움 -
어찌 나에게 이런 행복한 아픔을 주십니까.
주여, 나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자신을 잊어버리기엔 아직 너무나도 고된 내가 진리이신 당신 앞에 할 말이 무엇일까요, 한줌의 햇살을 움켜쥔채 그래도 나는 드릴 얘기가 있었습니다. 겹겹이 나를 닫아 버린 어둠속을 헤치고 당신 아닌 그 누구를 찾아야 되겠습니까.
섭리이신 상신이여, 나의 자유는 당신의 것입니다. 하늘 향한 나의 원이 참 바른 것이라면 다른 이와 더불어 나누어 갖고 싶습니다.
맑은 아침같이 정결한 의지를 키워주십시오, 나는 오로지 당신의 피로써 태어난 목숨임을 더 깊이 알게 해 주십시오
고적한 침묵을 타고 밤은 내립니다. 신비의 절정으로 나를 안아주는 밤. 한 영혼의 비밀한 얘기를 당신은 들으십니까, 하여, 하나이신 당신 앞에 내가 외우는 노래-
사랑하는 일입니다, 바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