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5현 가야금과 대금을 위한 [메나리]
25현 가야금과 대금 2중주곡인 [메나리]는 본래 일본 악기인 샤쿠하찌오 고토를 위해 작곡된 박범훈의 1993년 작품이다. 메나리란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에 전승되어온 토속 민요조를 가리키는 고유어인데, 작곡자는 이 작품에서 한오백년과 강원도아리랑 등 메나리조로 된 민요를 곡의 주선율로 활용하면서 곡명을 그대로 [메나리]라고 하였다. 미.라.도 세 음이 주로 쓰이고, 솔과 레가 부가적으로 사용되는 메나리조는 때묻지 않은 한국인들의 토박이 정서와 푸근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데, 작곡자는 이러한 느낌들을 대금과 25현 가야금 이중주에 담아 냈다. 뿐만 아니라 작곡자는 다양한 변형 박자를 활용하여 민요에 내재된 생활의 흥취를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일본인 음악가 부부(요네자와 히로시)에 초연된 이후, 김일륜 부부가 미국 순회공연에서 이를 대금과 가야금 이중주곡으로 재연하였고, 99년 12월 KBS FM초청 연주회에서는 다시 25현 가야금과 대금 2중주로 선보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