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

가을방학*

처음 안았을 때부터

난 깨달았지 똑똑히

두 사람의 심장에는

온도 차이가 있단 사실을

진심이면 충분하던

예쁜 시절은 지나고

나로 돌아와

미안하단 얘기도

미안하기만 한 나로

두 뺨으로 흘러내려

뾰족하게 얼어붙은

앙금들이 침묵을 찔러

또다시 차가워진 손을 뻗어

떨다 파래진 입술로 말해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

이 계절이 추운 것은

태양이 멀어서가 아냐

봄이 없는 나라로부터

부는 바람 때문이야

`머금다가 뱉어버려 소금물처럼` 그렇게

말했었지만

이 실험이 끝나면

더 갈 곳이 없어 내겐

폭풍 치는 언덕에서

먼 곳으로 외치듯이

간절하게 고백을 전해

슬픔의 행복을 택한 그대가

나는 자랑스럽다고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

언젠가 두 심장의

온도가 만나게 될 거야

비참만이 참이었던 날들 너머

또다시 차가워진 손을 잡아

떨다 파래진 입술로 말해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

그댈 놓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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