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웃음

36.5˚C (최민수)

니 생각만 하다가 시간만 흘러갔다
술이 깨면 기억도 나지 않을
술집 벽에 누렇게
찌들은 달력 속에
오늘도 그녀가 웃는다
해가져서 어두워져가는 겨울 밤에
뒷주머니에 두 손을 쑤셔 넣고
건들건들 거리며 밤길을 걸어간다
오늘도 그녀가 그립다
이런 상황이 되면 왜 나만 혼자
익숙해져야하는 건지
그래 힘내자 이 한마디가
이 남자의 각오의 전부
이건 아니지 이건 아니지 하면서도
나라는 멍청한 이 남자는
뭐가 그리 아쉬움이 많은 건지
오늘도 바보가 되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왜 나만 혼자
익숙해져야하는 건지
그래 힘내자 이 한마디가
이 남자의 각오의 전부
내 마음이 추울 땐 달을 보면
따스하다
가진 것이 없어도 따스했던
그 사랑처럼
임자 없는 저 달을 가슴에 품어본다
가슴 안에 그녀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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