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닌 것 같아서
어른이 된 걸까, 하고 중얼거렸지만
또 지나가는 무익한 매일이
나를 비웃고 있어
출구 없는 물음만을
계속해서 되뇌이고 있었어
질려버릴 것도 같지만
계속해서 걷고 있어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두가
알지만 나는 아직 용기가 부족해
올려다본 하늘 위의 저녁놀
아지랑이 피는 여름 하늘
잔잔히 물결치고 있는 밤 바다
별로 수 놓인 저 밤하늘
내가 살아온 그 증거
그 모든 것이 미워진 거야
틀렸어
무엇을 써도 한심해 견딜 수 없어
새벽의 황혼 아래 흐느껴 울었어
저무는 저 태양, 밤하늘, 여름 매미 모든 게,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미워져 버렸어
어쩔 수 없이 계속 길을 걸어가
싫어하는 것만 점점 늘어버려서
지금에 와선 뭐가 좋은지도 모른 채
잘난 남들을 미워하고 있어
싫었어
자신도 타인도 좋아한 음악도
해 질 녘 노을 아래 쓴웃음 지었어
맑게 갠 저 하늘, 어린 시절 추억 그 모든 게
나를 부끄럽게 만들어 싫어져 버렸어
희망론만으론 살 수 없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고생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없어
그래서 내가 나인 거야
재능 같은 건 없다는걸
이미 알고는 있었는데
현실에서 눈 돌린 채
하늘을 올려다봐
좋았어
기타도 음악도, 좋아해 주는 사람도
밤하늘 아래에서 감동하고 있어
의심만 계속해 버리는 나 자신이지만
그런 나를 다시 한번,
믿어보려고 해
여름 밤하늘 아래 선 채로 노래해
새까만 밤하늘을 내 노래로 칠해
이런 멋대로인 노래, 아무도 감동하지 않겠지만
상관없어
기타를 튕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