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내일 눈을 못 뜨면
넌, 뭐라고 말할까
오늘 밤은 달이 아름답다고
말해줬으면 해
어느 날 문득, 내일 내가 죽어버린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웃지 말아줘, 나름 진지해
내일이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르잖아
종이를 꺼내 펜을 움직여
하고 싶었던 건 뭐였을까
이제 와 생각해보니, 늦은 것만 같아
이제껏 살아온 우리의 어린 시절 간직했던 꿈도
현실이라고 불리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데
만약에 내가 내일 죽는다면
노래를 부를 거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거리 한복판 큰 소리로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면
나를 살아가게 해줘요
결국 우리는 무엇이든 원망할 뿐이라
아무것도 될 수 없어
울지 말아줘, 뻔히 보이는 겉치레라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어
시간은 가고, 썩어만 가는
'마음'이란 것이 밉기만 해
상냥함이란 위선은 닳아버린 채야
아무 의미 없는 목숨이란 것은
흘러가는 시간 탓에 시들어만 가고
잔혹한 세상의 어딘가에서는
인생을 비관한 채 홀로 사라져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사랑과 축복 속에 평생을 살아가
추악한 열등감에
그저 몸을 맡길 뿐이라서
만약에 내가 내일 죽는다면
사랑을 하고 싶어
줄곧 사랑하지 못했던
자신도, 이 세상도
타인을 이해하는 게 가능하다면
사랑할 수 있을까
날이 밝아와 눈이 떠졌어
내일 죽는다니, 그럴 리 없잖아
사실은 알고 있어
죽고 싶지 않았어
쓰려고 해도 쓰지 못한
전해지지 않는 말들만이
마음에 남아있어서
만약에 내가 내일 죽는다면
그럴 리가 없다고
네가 말해줬음 해
웃으며 넘길 수 있게끔
누군가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그런,
노랠 쓰고 싶던 거야
시간을 흐르고 어쩔 수 없지
'앞으로 잘될 거야'
하고 넘기는 속 편한 짓은
정말 못하지만
그래도 우린 그 말 그대로
반드시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
필사적으로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