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을 그리려 거울 앞에 앉아
하염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면
내가 보는 게 나인지 내가 본 게 진실인지
어쩌면 내가 보는 건 지금일 뿐인지
그 무엇도 모른 채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하나 둘 의미를 덧대 보자니
어느 날 눈 마주친 우스꽝스러운 저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네
알 수가 없어
나는 어쩌면 영원히 진짜를 보지 못하고
그때의 마음을 더듬어 짐작할 뿐
나는 어쩌면 영원히 나를 알지 못하고
여기저기에 비친 날 응시할 뿐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날 바라볼 뿐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물때 자국 가득한 거울 속의 얼굴
지난날이 뺨마다 얼룩져 있구나
이 마음을 되물어 봐도 거울 속의 그대는 침묵만
바보처럼 입만 벙긋거리네 대답을 못 하네
나는 어쩌면 영원히 진짜를 보지 못하고
그때의 마음을 더듬어 짐작할 뿐
나는 어쩌면 영원히 나를 알지 못하고
여기저기에 비친 날 응시할 뿐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날 바라볼 뿐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
자화상을 그리려 거울 앞에 앉아
하염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다 아아
이리도 어려울 줄이야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붓을 내려놓고 문을 열었지
밖으로 나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