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저 산에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 단풍은 어떠한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월백 설백 천지백허니
월백 설백 은세계가 되는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가고
철 따라 꽃은 피고 이울고 방초는 푸르고
단풍 들고 눈 내리고 또 꽃은 피고
이내 청춘이 한번 가도
다시 청춘이 어려워도
걱정 근심 괴로워도 아차 한번 죽어져도
철 따라 꽃은 피고
이울고 방초는 푸르고
단풍 들고 눈 내리고 또 꽃은 피고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하늘은 푸르고 땅은 누르고
구름은 높고 새들은 날고
바람은 불고 풀은 눕고
낙엽은 지고 파도는 일고
안개 자욱 비는 내리고
노을은 붉고 어둠 내리고
또 동은 터 오르고
그저 피고 지고 그저 뜨고 지고
그저 돋고 그저 기울고
그저 붉고 푸르고 누르고
그저 높고 그저 날고
그저 불고 눕고 일고 내리고
그저 오고 그저 가고
그저 오고 그저 가고
그저 그런대로 계절은 흐르고
그저 그런대로 청춘도 흐르고
몸도 흐르고 마음도 흐르고
생도 흐르고 우주도 흐르고
시작도 끝도 없이 그저 흘러
제행무상 성주괴공 생주이멸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부증불감
철 따라 꽃은 피고 이울고 방초는 푸르고
단풍 들고 눈 내리고 또 꽃은 피고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하늘은 푸르고 땅은 누르고
구름은 높고 새들은 날고
바람은 불고 풀은 눕고
낙엽은 지고 파도는 일고
안개 자욱 비는 내리고
노을은 붉고 어둠 내리고
또 동은 터 오르고
그저 피고 지고 그저 뜨고 지고
그저 돋고 그저 기울고
그저 붉고 푸르고 누르고
그저 높고 그저 날고
그저 불고 눕고 일고 내리고
그저 오고 그저 가고
그저 오고 그저 가고
제행무상 성주괴공 생주이멸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부증불감
몸도 흐르고 마음도 흐르고
생도 흐르고 우주도 흐르고
시작도 끝도 없이 그저 흘러 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