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부신 듯
달은 먹이려 해
검어진 그림은
반쯤 적시었네
감긴 눈에 빛이 과연
여과 없이 비칠까
진실과 인식 사이
희미한 의심 같이
다름이 닿은 검은 칠 속
스스로 지운 뒷걸음질로
휘어 기운 저울 밑 더
다른 흔적을 지워
너무 닳은 이름에
없어 더는 남은 잃을 게
지운 내 이름 대신에 가린 눈에
숨기듯 내 잃음에 씌네 실루엣
이름을 가린 뒤엔 안 들어
내 색을 잃어 빛처럼.
어느덧 나도 감겼나
어쩜 다른 나였을지 몰라
스스로 망가질 삶에
우연처럼 방향이 같네
뭔가를 놓친 건가 해
혹은 여전히 놓지 못함에
지워짐을 지우려
내 잃음을 잃으려
검어진 걸 놓치기로
달리 걸어 빛을 잃어
달이 가려낼 진위에
가려 해 그 뒤에
달은 나를 칠해
달에 포개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