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지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다운로드 받은
무료 DAW
처음 보는 화면에
넋이 나가 멍하니 쳐다봐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마구잡이로
시청해 쑤셔 넣어
마우스로 하나하나 찍어
기계같이 딱딱한
음악을 만들어
가사에 만족이란 없어
수정에 수정에 수정
손이 덜덜 떨려
시간 가는 줄 몰라
밤을 세
녹음된 내 목소리는
왜 이렇게 듣기 싫은지
내 목소리가 진짜 이런가
충격에 빠져
소리 내는 법부터
다시 시작해
목소리를 관리해
술 담배 하지 않아
창법을 갈아엎어
그렇게 돌탑처럼
쌓아 만든 200곡
이제 나에게
치욕을 줬던 이들에게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어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인터넷에 떠있는
인물정보를 보여줘
다 필요 없고
이제 가족을 지킬 수 있어
지킬 힘이 있어
먹고 싶은 것을 사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사 들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변변찮았던 노력은
커다란 결실을 맺었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다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