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무너진 돌담벽을
아침이면 몇 개씩 쌓아 올리며
어느것이 그 자리에 있던 것인지
그걸 몰라 한참씩 생각해 가며
제 자리에 놓일 돌을 가려 내가며
찾아 낸 작은 기쁨에 허리를 펴며
제 자리에 바로 놓기가 쉽지 않음을
손바닥의 돌 목소리 헤아려 가며
제자리 잡은 놈을 쓰다듬으며
검은 이를 가지런히 드러내는 웃음
아침마다 힘든 일로 깨달아 가며
내 인생 사십줄을 다시 쌓듯이
허리를 젖힐 때마다 망설여 가며
새로 쌓은 일이 하나도 없음을
아침이면 어려움을 다시 만나선
내일로 미뤄 놓고 흙손을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