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그늘 아래 누워
낡은 손거울 들고
혀끝에서 깃발을 흔드는
그을린 소녀 볼 때
실바람은 양떼구름 되네
차츰 차츰
난 변명을 하네
니 상처에 관해
그날 밤에 불을 낸건 실수였다고
사시나무 떨듯 야윈 손을
창문 밖으로 뻣어
이곳에서 꺼내 달라하며
울음을 터트렸지
오래 전에 너를 여기 묻고
이제서야
난 변명을 하네
니 죽음에 관해
그날 밤 이후로 미쳐버린 내 청춘
어느 사이 양떼구름
내 머리를 짓누르며
겁에 질려 웅크린 날 한참 쳐다봐
양떼구름 나를 비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