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구석에서 온 짐을 꼭 안은 채
의미 없이 창문 밖만 쳐다보았네
밀어놓은 현실의 크기를 재어보니
흐린 날의 울적함만 했네
창문 밖으론 그날들이 상연돼
행복한 순간은 왜 끝나버릴까
나를 두고 간 계절엔 한철이 흘러가네
난 아직 피지 않았는데
남아있는 시간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텅 비어버린 시간이 내게는
익숙하지만 작은 발은 시려워
그러다 금방 어른이 돼 버리고 나면
이런 날도 그리워지겠지
누구에게나 하루는 공평한데
내 행복은 하룻밤 천천히 올까
나를 두고 간 계절엔 한철이 흘러가네
난 벌써 시들어가는데
남아있는 시간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시들지 않는 꽃도 있을까요
나는 아직 피고 싶지 않아
나를 두고 한철은 흘러가네
난 이제 떨어져가는데
남아있는 시간들이 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