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오늘은 더 잘래
싫어 오늘은 좀 쉴래
깊은 꿈 너머 저 노을에
지친 나를 맡겨 놓을래
너도 알잖아 이불 밖은 위험해
괴물에게 먹히고 말 거야
아냐, 사실 난 이미 꿈속에
잡아먹혔던 걸지도 몰라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최면을 거는 것 같아
오늘 하루쯤은 괜찮아
내일도 있는걸
정말 그동안 열심히 했잖아
약간의 늦잠은 허락해 줘
사실 어제 한숨도 못 잤어
요새 나 왜 이러는지 몰라
싫었던 일 떠올라
내가 왜 그랬을까 또 후회만 하고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이불만 차다 해가 떠
미운 그 얼굴 외면하지 못해
언젠가 해줄 말 끄적이다가
한숨도 못 자
이게 아닌데 괜히 한숨만 나와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최면을 거는 것 같아
슬슬 일어나야 하는데
이불이 무거워
싫어 오늘은 조금 더 잘게
싫어 오늘은 좀 쉴게
깊은 꿈 너머 노을에
지친 날 맡겨 놓을래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최면을 거는 것 같아
더 이상 나 늦장 부리면
혼나버릴지 몰라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최면을 거는 것 같아
알았어 그만 일어날게
넷까지만 세줘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