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설움타령(3)

김창룡

고당상 다음에는 흔히 ‘여봐라 군사들아’하는 어린 자식 생각하는 대목이 나오지만, 이 음반에서는 다른 적벽가와는 달리 김창룡이 부모 생각하는 대목을 불렀다. 중머리 계면조인데, 김창룡 특유의 맑은 소리로 미끈하게 말어나가는 창법을 구사한다. 이는 현재의 어떤 소리와도 다른 충청 지방의 고제소리로, 선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가락을 넣어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원반 : Polydor 19276-B

부모생각
(중머리) 이러타시 울고 나니, 또 한 군사 내달으며 방성통곡으로 울음을 운다.

“이놈들아 들어 보아라. 너희는 이러니 저러니 하야도 세상이 어떤지 알지 못하지야. 승전을 하야도 우리만 죽고, 패전허면 몰살을 허지야. 우리만 죽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사람이 삼겨나 부귀공명으로 팔십을 다 살어도, 임종시가 당하오면 노처난 머리 짚고 앉아 울고, 자식들은 늘어앉어 통곡하며 죽드래도 원통허다 일렀는디, 우리 죽음을 생각허면 당초의 고향으 떠날 적에 당상 학발양친 내 손길을 부여잡고, ‘이제 가면 언제 오느냐? 올 날이나 일러다고.’ ‘전장의 가는 길이 어는 날 오오리까? 기한없이 나는 가거니와 아버지는 기운이 강녕허시사 만세무양 하옵소서.’ 하직을 하고 들어올 적의, 눈이 캄캄 정신없이 전장에 나온지가 이게 장차 몇 핼러냐? 우리 부모 나를 보내고 오늘이나 편지올까, 내일이나 소식이 올까. 편지 없고 소식 돈절허니 언제 고향에 가잔 말이냐? 복통근심허야 우닐 생각, 두 눈이 캄캄허고 주야쟁쟁 우니, 꺼꾸러 방성통곡에 울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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