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게
정말 사라지긴 하는 걸까
잠을 깬 새벽
물을 마시다 네가 떠올라
환하게 불 켜진 주방 한 켠
냉장고 문을 연 채
한동안 멍하게 서있어
참 아파
시간이란 게 마치
멈춰버린 것 같잖아
다시 그 때로 다시 그 때로
둘이었던 때로
햇살이 부서지던 거리와
흩날리던 웃음 소리
행복했던 그 시절에
너를 생각해
가득해 내 머릿속은
온통 너라서
다른 생각은 할 수
없게 됐나봐
가득해 내 가슴 속은
온통 너라서
숨쉬듯 이렇게 매 순간
너뿐인가봐
기억이란 게
결국 잊혀지긴 하는 걸까
집 앞에 나와
커피를 사다 네가 또 그리워
손에 쥔 진동벨이
울리듯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는 네 생각에
여전히 놀라
가득해 내 기억 속은
온통 너라서
모든 건 너에게로
흘러 가나 봐
가득해 내 마음속은
온통 너라서
다른 사람 따윈 들어올
자리가 없나 봐
가만히 날 불러 주던
익숙한 목소리
조용히 널 안고 있으면
느껴지던 가벼운 떨림
가득해 내 머릿속은
온통 너라서
다른 생각은 할 수
없게 됐나 봐
가득해 내 가슴속은
온통 너라서
숨쉬듯 이렇게 매 순간
너뿐인가봐
기억이란 게 정말
사라지긴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