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김보형

괜스레 힘든 날 턱없이 전화해
말없이 울어도 오래 들어주던 너
늘 곁에 있으니 모르고 지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들
사랑이 날 떠날 땐
내 어깰 두드리며
보낼 줄 알아야 시작도 안다고
얘기하지 않아도
가끔 서운케 해도
못 믿을 이 세상 너와 난 믿잖니
겁 없이 달래도 철없이 좋았던
그 시절 그래도 함께여서 좋았어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게 변해도
그대로 있어 준 친구여
세상에 꺾일 때면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제 곧 우리의 날들이 온다고
너와 마주 앉아서
두 손을 맞잡으면
두려운 세상도 내 발아래 있잖니
어느 곳에 있어도
다른 삶을 살아도
언제나 나에게 위로가 돼 준 너
늘 푸른 나무처럼
항상 변하지 않을
널 얻은 이 세상 그걸로 충분해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게 변해도
그대로 있어 준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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