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더라면

The Ade

문득 잠에서 깨었는데
창문 두드리는 바람에
잠 못 이루다가 생각한다
어떤 마음에 대해서
숨이 턱에 차게 걸어도
나아가지 못해 헤매일 때에
고단한 등을 쓸어 내리는
그 다정하고도 다정한
산다는 게
내게만 어려운 건 아니라고
누구나 지치고
누구나 버겁고
누구나 막막하다고
산다는 게
온전히 모진 것은 아니라고
조급해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 이룰 때가
마땅히 올 거라고
그 든든하고 든든하기만 한
새삼 높은 벽에 부딪쳐
텅 빈 두 손 보며 무너질 때에
상처 난 손을 어루만지는
그 따뜻하고도 따뜻한
산다는 게
나만 눈물 짓는 건 아니라고
누구나 다치고
누구나 슬프고
누구나 참고 있다고
산다는 게
선선히 웃을 날이
올 거라고
때로는 혹독하겠지만
모든 건 지나간다고
나아질 때가
분명히 다가온다고
날 다독이고
뒤돌아서서 한숨짓는
깊고도 깊은 아마도 오래
헤아리지 못할 어떤
산다는 게
이다지 고달픈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살갑게 대하고
쑥스러워 미뤄 뒀던
말들 건넸을 텐데
오늘도 차마 전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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