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외모와 성격 평범한 성적
그리고 평범한 가정 속에서 평범히 컸던
그는 교복을 입게 되어
설레던 어린 소년
허나 얼마 안 가
깨져 버린 후 눈물 고여
이유 없는 소외와 멸시 그 후엔 폭언
저항이 없자 심해진 강도 그리곤 폭력
찢어진 교복을
수 없이 덧대고 상처를 가려
부모님껜 보일
수 없어 집에선 입을 닫아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어
찾아간 선생 돌아온 답은
그럴 일 없대 입을 다물래
피해를 받은 당사자 앞에
가해자와의 면담을 해
싸우지 말고 서로 화해하래
후에 오는 보복에 다시 가면
충고라면서 나약하대
결국에 버티지 못 했던 그는
극단적 생각을 머리에 담아
한 손에 절망을 들고서
위로 가는 그 계단을 하나씩 밟아
작은 손에 쥔 한 자루 날카로운 덧
얇디얇은 손목 위에
선명히 그어지는 붉은 선
Wrist cut
군중을 썩혀가는 병
안타깝다 말하기만 해
무관심이라는 덧
이상과 현실 사이
조용한 살인 우리가 사는 법
Wrist cut
암묵적 동의 와 가담
팽배한 이기주의 잠식한 적개심이
의심과 불신을 낳고
서로를 향하게 한 칼
열 달간의 무거움과 이틀간의 진통
자신의 뼈를 깎아도 아프지 않고 티도
얼룩도 하나 없이
곱게만 키우기 위해
힘들어도 버텨
자식 생각에 미소가 피네
아침 일찍 나서 밤늦게 하는 귀가
후에 잠에든 자식을 대면하는 시간
언젠가부터
대화와 소통이 줄어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던 지난
날들이 후회가 되
용서를 구하는 아들 앞에
가면 쓴 가해자 들의 부모와
그들은 진심이 전혀 없네
모든 걸 잃은 기분
더는 살아갈 의지가 없어
아픔과 슬픔은 분노가 되었고
자책이 그마저 덮어
차갑게 식은 아들의 손을
쥐곤 끝없는 오열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이대로 사건은 소멸
죄많은 부모 살아서
옆에 못 있어 줬으니 이젠
언제나 옆 애 있으마 잠시만 기다리렴
Wrist cut
군중을 썩혀가는 병
안타깝다 말하기만 해 무관심이라는 덧
이상과 현실 사이
조용한 살인 우리가 사는 법
Wrist cut
암묵적 동의 와 가담
팽배한 이기주의 잠식한 적개심이
의심과 불신을 낳고 서로를 향하게 한 칼
보이지 않아 서로를 향한
조용히 위험한 날이 선 칼날
넘치는 뉴스와 찌라시들
그중에 관심은 연애 가십일 뿐
사회적 문제엔 귀를 막고
내일이 아니란 방관 무관심뿐
Fuck up 팽배한 이기주의
또 당연한 극도의 개인주의
알아도 잠깐 또 끓었다
금세 팍 식어 내 버리는 냄비이지
그럴만해서 그런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자신이 당하면 부당해
견디지 못해도 가만있네
지금이 순간에 또 누군 무관심 속에서
외로이 자신의 손목을 긋고 있겠지
Wrist cut
군중을 썩혀가는 병
안타깝다 말하기만 해 무관심이라는 덧
이상과 현실 사이
조용한 살인 우리가 사는 법
Wrist cut
암묵적 동의 와 가담
팽배한 이기주의 잠식한 적개심이
의심과 불신을 낳고
서로를 향하게 한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