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를 줄 알던, 어른
어느새 나는 다다라있고
웃는 내 모습 뒤에 커지는
물음표만 으레 숨기고
나조차 날 속이는 게
너무 익숙해진 내게 나타난 너
공연한 말, 공허한 웃음들, 이제
어른이라는 무게를 벗고, 이렇게 마주보고
혼자 서는 게 진짜로 어른이라면
잠시만 좀 더 있으면 안 될까
좀 더 어른이 되길 미뤄도 되는 걸까
너와 나 함께라면
나와는 사는 세상이
비록 조금은 달라보인대도
어쩜 우린 이렇게도 닮은 건지
이제 같이 멈춰 서서, 웃고 울기도 하고
혼자 서는 게 진짜로 어른이라면
잠시만 좀 더 있으면 안 될까
좀 더 어른이 되길 미뤄도 되는 걸까
너와 나 함께라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왜 난 이렇게 혼자라 느낄까
치사하고 때론 겁쟁이 같아도
나 네 손 잡아도 될까
혼자 서는 게 진짜로 어른이라면
잠시만 좀 더 있으면 안 될까
좀 더 어른이 되길 미뤄도 되는 걸까
너와 나 함께라면
혼자 서고 나 진짜 어른이 된대도
너와 나 계속 함께면 안 될까
좀 더 어른이 돼도 그래도 되는 걸까
너와 나 함께라면